[세트장 위키] 틀을 만드는 목공팀 편
- NSN 이야기꾼

- 10월 16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11월 5일
(2025.11.05 업데이트)
오래되었지만 소수만 알고 있는 정보들이 있다. 세트장에 있는 물건들이 그렇다. 공중전화박스에서 AI 스마트폰이 탄생하는 시간동안 인간이 구조물을 만드는 자재와 도구 그리고 방식은 아주 조금씩 변해왔다. 세트장에서 쓰이는 말들은 대부분 일본어에서 따왔다. 우리가 급하게 받아들였고 이제는 우리 방식을 찾아온 시절을 뜻한다. 틈틈히 조금씩 업데이트를 하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오늘(11.05.2025)은 세트장이 고요하다. 장비들은 잠들어 있다. 이 자료는 혹여나 세트장이 궁금할 그 누군가를 위해 다정히 쓰려고 노력했다.
'목수'라고 부르지만 사실 세트장 목수팀은 나무만 다루진 않는다. 그래도 주로 나무를 다루니 목수라고 오랫동안 불러왔다. 인테리어나 건설 현장의 목수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래도 요즘같이 산업 전반에 일이 없는 때는 인테리어나 건설 목수도 일용직으로 세트장에 오곤 한다. 핵심은 속도와 유연함이다.
1. 목재 및 자재
투바이/투바이포
약 30×60mm 단면의 각재. 지지대로 자주 쓰이는데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 경우, 가베와 가베를 연결하는 데 사용. 하나에 3천 원 정도. 가장 자주 이름이 불리는 자재다.


한치/다루끼
투바이의 반이다. 약 30×30mm 단면의 각재. 비교적 가벼운 하중이 걸리는 곳에 사용. 합판에 곧잘 덧대어 틀을 만든다.


합판
한식에 마늘이 기본이라면 세트장에는 합판이 기본이다. 덴조(지붕), 가베(벽) 등 구조물 제작에 주로 사용. 가볍고 가공이 쉽다. 나무 질감을 살려야 하는 경우에도 활용된다. 3,5,12 등 두께별로 다양하다.

얘가 3mm 합판에 한치를 더해서 벽(빽)을 만든다 .

얘가 12mm 
만들어진 빽. 재사용 해야만 한다.
MDF(엠디)
표면이 매끄러워 마감이 깔끔해야 할 때, 곡선 형태 가공 시 사용. 습기에 약하고(뿐다) 무거움. 합판보다 저렴하다.


집성목
여러 목재를 접착해 만든 판재. 강도가 높고 뒤틀림이 적어 큰 구조물에 적합.
각재(소각/대각)
다양한 크기의 목재. 벽체 보강, 가구 제작, 받침 구조 등에 활용.

폼보드 / 스티로폼
가짜 벽, 장식, 조형물 제작 시 사용. 가볍고 가공이 용이. 스티로폼으로 얼마나 다양한 자재를 표현할 수 있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니쥬
대부분의 세트팀은 수백개의 니쥬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세트장 바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할때 기본적으로 쫙 깔기도 하고 튼튼한 높이의 바닥이 필요할때도 쌓아올리고 벽으로 쓰기도 한다. 매일 수백개의 못을 박아 고정시킨 후 철거할 때 일일이 못을 다 빼주고 다시 보관한다. 니쥬라는 일본 아이돌이 있는데 그들이 촬영을 자주 와서 그것도 괜히 재밌었다. 두껍고 큰 니쥬(첫 번째 이미지)를 쓰는 세트장이 이제는 몇 없는데 남아는 그중 하나이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쓰려고 한다. 요즘 쓰는 니쥬는 가볍고 작아졌다(마지막 이미지)




배튼/빠톤!
세트장 덴조(지붕) 및 조명, 천장 장식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구조물. 그래서 스튜디오 건물은 천장이 튼튼해야 한다. 보통 전동식으로 벽면에 있는 바톤 판넬 버튼을 눌러 각각을 오르고 내리게 할 수 있다. 수동식이거나 고정형인 곳도 드물게 있다. 세트팀과 조명팀이 작업하기 힘든 곳이다. 보통 한 개당 500kg은 버틸 수 있다. 필자도 종종 매달려 보고 있다. 베트남 세트장에 가면 바톤이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 아직 그쪽에선 천장 구조를 잘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시 / 애플박스 🍎
예전 사과상자를 닮았다고 해서 애플박스인데 작은 디딤판으로 쓰이거나 벽돌처럼 쌓아서 세트를 지지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잘 굴러다니는데 막상 찾으려면 또 없는 경우가 많다.


2. 절단 및 가공 도구
각도절단기
목재를 원하는 각도로 정밀하게 절단할 때 사용하는 전동 공구. 아래 테이블에는 바퀴가 달려있어서 이동이 용이하다. 남아미술 스튜디오는 공간이 부족해 때때로 주차장에 테이블을 비치해두기도 한다.

테이블쏘
테이블에 고정된 원형 톱날을 이용해 목재를 직선으로 자르거나 홈을 팔 때 사용. 손 조심.

직소기
상하로 움직이는 톱날로 곡선이나 자유로운 모양을 자를 수 있음. DeWALT 브랜드를 가장 자주 볼 수 있다. 고품질 제품!

원형톱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는 회전 톱날로 목재를 빠르고 곧게 절단하는 데 사용.

톱
각도나 공간이 나오지 않아 전동톱 사용이 어려운 경우 사용하는 기본 절단 도구.

사포 / 샌더기
목재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 데 사용. 앞면에 사포를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3. 고정 및 측정 도구
클램프
목재를 고정할 때 사용.

줄자
재료의 길이나 거리를 정확히 측정. 세트는 인테리어만큼 mm단위의 정확성까지는 아니지만 나눠서 만들고 조립해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길이를 재가면서 해야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일을 막을 수 있다.

레벨기(수평계)
수평/수직을 맞출 때 사용. 사용할 때마다 미션 임파서블이 생각난다.

망치
못을 박거나 제거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때론 가장 기본이 가장 요긴하다.

바이스플라이어
목재나 금속을 강하게 잡아 고정. 뺀치 혹은 갈치 같이 생겼다.

스패너 / 몽키
배튼이나 파이프 연결 작업 시 사용.

철사 / 반생이
세트장 덴조를 빠톤에 고정하는 데 주로 사용

니퍼
타카핀이나 철사를 제거할 때 사용.

타카핀 리무버
잘못 박힌 타카핀 제거 전용 도구가 있긴 하지만 니퍼나 주로 망치 뒷면을 쓴다.

커터칼
종이, 합판,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 절단하기도 하고 실리콘 접착된 걸 잘라내기도 한다. 칼날이 자주 부러져 바닥에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4. 공압 장비 및 타카
타카는 다양한 못 박는 장비이다. 티키타카가 혹시 여기서 왔던가. 타카심은 바닥에 잘 흩뿌려지는데 잘 치우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
컴프레서
압축 공기를 생성해 타카, 에어 브러시 등 공압 도구에 동력 제공.

에어호스
컴프레서에서 나온 공기를 공압 공구로 전달. 걸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F 타카 시리즈
가장 보편적인 타카. F15~30까지 사용 가능. 목자재 고정에 가장 흔히 쓰임. 실타카보다 두껍다. 1850A 장비는 F15~50까지 사용 가능한 타카다.

ㄷ자 타카
ㄷ자 모양 심이 들어가는 타카. 넓은 면을 넓게 고정할 수 있다. 422(사둘둘, 폭 4mm, 길이22mm)와 1022(십둘둘, 폭10mm, 길이 22mm)의 ㄷ자 타카핀이 주로 사용된다.

대타카 (CT64RS)
크고 강하다. ST·DT 타카핀 사용. ST는 콘크리트 면 합판 박을 때, DT는 목재 결합용.

실타카 (630)
얇은 타카핀 사용. 티가 나지 않아 마감이나 가벼운 물건 고정에 사용.

5. 전동 공구 및 부속
드릴 / 임팩트 드릴
구멍을 뚫거나 피스를 고정할 때 사용. 강력한 회전력과 타격 제공.
피스
재질과 하중에 따라 길이·머리 모양이 다양. 구조물 결합에 필수.
비트
드릴에 장착하는 교체형 부품. 임팩트 드릴 전용 비트도 있음.
6. 소모품 및 보조 자재
목공용 본드 / 우레탄폼
목재 접착 및 보강용. 못질·타카와 병행 사용.
마스킹 테이프
도장 작업 시 경계 처리, 임시 고정 등에 사용.
비닐 / 방진포
바닥이나 벽 보호, 작업 후 정리 시 필수.
장갑 / 무릎보호대
작업자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 착용.
7. 행위 및 작업 용어
오야지: 현장 책임자를 뜻하는데 보통 목 실장님들이다. 도면을 해석해서 팀장과 팀원에게 지시를 내린다. 마감이 잘 되어가는지 확인한다.
가베 세우기: 세트 벽체를 세우는 작업.
덴조 치기: 천장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
아시바 설치: 임시 작업 발판을 만드는 행위.
빠데 친다: 퍼티로 틈이나 못 자국을 메우는 작업.
도장 친다: 페인트칠 작업.
까대기: 손으로 내린다.
먹줄 튕기기 / 먹매김: 직선 표시를 위해 먹줄을 튕기는 행위. 아래가 먹줄통에 먹물을 넣는다.

레벨 잡기: 수평·수직을 맞추는 과정.
재단: 자재를 설계도에 맞춰 자르는 행위.
가공 친다: 절단·사포질·타카질 등 자재를 가공하는 행위.
사포질: 빼빠질.
마감 친다: 빠데, 사포, 도장 등 최종 손질.
도면 뜨기: 현장 치수에 맞춰 스케치나 도면 작성.
세우다: 구조물을 일으켜 세움.
고정 친다: 타카, 피스, 못으로 자재 고정.
바라시: 설치된 세트를 해체.
8. 협업 및 운영 용어
콜(Call)
특정 도구나 작업을 요청하는 신호. 예: “망치 콜”, “드릴 콜”.
파렛트
자재 적재용 받침. 현장 정리와 이동에 필수.
적재 / 양중
자재를 트럭에서 내리거나 세트장 안으로 옮기는 작업.
비고
세트 목작업은 단순히 구조물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언어와 협업, 노하우가 축적된 작업이다.
이 매뉴얼은 현장에서 막 입문한 이들에게는 교육용으로, 경험자들에게는 참고용으로 기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