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세트)간지 이야기
- NSN 이야기꾼
- 7월 5일
- 2분 분량
"간지는 동굴 벽에 손바닥을 찍은 순간부터 시작됐다."
지금 어디에 있든 주변 공간을 둘러보자. 어떤 공간도 세월의 흔적과 동식물의 흔적이 닿아 '날 것'그대로의 상태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촬영을 위해 어떤 공간을 만들때도 이제 갓 만들어진 공간이면 이상해 보인다. 세월과 흔적을 각종 미술 재료들로 입히는 작업을 간지 작업이라고 한다. 이건 인간이 동굴에서 살 때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세트를 만든다는 일은 많은 사람에게 낯설다.간단하게 설명하면, 미술감독(혹은 상상력이 풍부한 누군가)이 도면을 그린다.그리고 그 도면을 보고 ‘어떻게 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또 실제처럼 만들 수 있을까’를 세트팀이 고민한다.
관련해선 국내에는 자료가 많이 없는데 그만큼 종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한 일이다.
<정감이 가는 참고 글> 1.https://blog.naver.com/lake3038/190833113 2.https://zengi.net/528

간지작업 특이점
인테리어나 건축과 다른 점은, 이 세트는 오랫동안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영상 안에서만 현실처럼 보이면 그만이다.그래서 자재 선택도 자유롭고, 견고함에 대한 기준도 유연하다.
주로 나무로 형체를 만들고, 그 위에 질감과 색, 추가 자재를 입힌다.이 작업이 바로 세트 간지작업이다.맞다, 우리가 아는 그 ‘간지’다.멋, 감각, 스타일.일본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1950년대쯤 잘하고 있던 옆나라에서 작업 방식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왔다.
형체를 만든 이후, 그 외의 모든 일은 마감 간지팀이 맡는다.때론 조명을 설치하고, 카펫을 나르고 재단해 깔고,매일 수십 통의 페인트를 열고 닫는다.회화과를 나온 사람도 많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세트장에서 일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그런데 있다면, 거의 대부분은 마감팀이다.나무 틀을 짜는 목수는 99%가 남성이고, 이건 단순히 힘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영향이 크다.누가 가르쳐주지도 않는 이 작업을 사람들은 어깨너머로 배운다.

인테리어엔 미장 작업이 있고,작가들은 작품에 세월과 질감을 입히는 나름의 간지작업을 한다.하지만 세트 간지작업의 특성은[잠시만 존재할 무언가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속도가 생명이고, 자재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페이도 높은 편이고, 업무 강도도 생각보다 괜찮다.하지만 역시, 개선되면 더 좋을 부분은 분명히 있다.
간지 장인 정신 - 홍영준 실장

간지팀은 대부분 프리랜서거나 작은 단위의 팀을 꾸려자유롭게 세트장을 오가며 일한다.남아미술센터에는 간지작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홍영준 실장님이 계신다.뮤직비디오와 광고, NSN의 모든 단기 프로젝트는 그의 손을 거쳐(그의 간지팀과 함께) 마무리된다.
한마디로, 그의 손을 거치지 않고 완성된 단기 작품은 없다.15년 넘게 묵묵히 현장에서 쌓아온 손끝의 리듬이 있다. 그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간지—무엇이 멋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영화,드라마 제작 시장이 크게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공간을 만들고 세월을 입혀갈까? 아니면 AI기술을 이용해 굳이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될까? 어떻게 되었든 지금은 조금 정체되어 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세트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환경도, 개인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